태국은 이미 오래전 부터 축제가 발달해 왔습니다. 놀이 시설이나 백화점 같은 편의 시설이 많지 않아서 지역 축제를 통해서 새로운 물건이나 저렴한 상품을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거의  모든 곳에서 그 지역의 특징을 주제로 일 년에 한 번씩 축제 또는 야시장 수준의 장이 열립니다.

어제부터 팡아의 까퐁에서 두리안 축제가 시작되었습니다. 태국의 중부에 있는 짠타부리와 남부의 춤펀, 나컨시탐마랏이 두리안이 많이 재배되는 곳입니다. 하지만 까퐁에서는 이곳만의 종자인 '사리까'로 다른 곳에서 재배되는 두리안보다 더 비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를테면 '먼-텅'이라는 잘 알려진 것은 1kg에 110-120밧 정도인데 비해서 '사리까'는 170-180밧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올해 두리안은 이름 값을 톡톡히 하는 거 같습니다. 옛날에는 높은 사람, 돈 있는 사람만 먹을 수 있는 과일이었다는데, 요즘 가격은 쉽게 사먹기가 어렵게 만듭니다. 그래서 더 먹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한국에서 판매되는 두리안에 비하면 비싸지 않겠지만 여기서 나는 다른 과일과 비교하면 역시 과일의 제왕답습니다. 한국인이 좋아하는 '망코스틴'은 최고 비쌀 때가 킬로에 60밧이었고 지금은 20밧으로 내려왔습니다. 이에 비해서 두리안은 껍질을 제외한 알맹이만 따지면 15배는 더 비싼 거 같습니다. 이렇게 비싸도 팔릴 수 밖에 없는 이유는 두리안은 다른 과일과 달리 절대 매니아 층이 있기 때문입니다. 두리안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거의 대부분이 매니아 수준입니다. 두리안 향기를 맡고서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거죠.

두리안 축제가 있다고 해서 가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사리까'라는 두리안이 어떤지 궁금하기도 했구요. 축제 첫 날, 이른 시간이라서 그런지 아직 썰렁했습니다.

하지만 축제가 있는 곳이면 볼 수 있는 풍선 터뜨리기, 총으로 상품 맞추는 게임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그리고 곤충,벌레 튀김도 축제 때마다 보게 됩니다. 긔 외에도 팜 나뭇잎에 싸서 구운 코코넛 떡?도 있고 각종 튀김도 있습니다. 축제 때면 관광객들에겐 생소한 것들이 많아서 좋은 볼거리가 됩니다. 오늘 온 목적은 두리안을 보기 위해서인데 보이질 않습니다. 너무 일찍와서인지 한 점포 밖에 없습니다. 축제라서 좀 쌀 줄 알았는데 역시 비쌉니다. 작은 것은 킬로에 120밧, 좀 큰 것은 180밧, 팩으로 된 것은 100밧입니다. 그리고 제일 비쌌던 건 1.5kg에 270밧, 킬로에 180밧입니다.

이것은 익어서 나무에서 떨어진게 아니라 직접 따서 맛이 틀리답니다. 우선 '사리까' 맛이 어떨지 몰라서 100밧으로 구매를 했습니다. 두리안을 고를 때는 너무 물렁 물렁한 것보다 지우개 눌렀을 때 나는 느낌보다 좀 더 부드러운게 좋습니다. 크림처럼 물컹 물컹하면 너무 익은 것이고 딱딱하면 덜 익은 것인데 시중에 유통되는 것들은 유통 기간이 길어서 대부분 물컹 물컹할 수 있으니 좀 탄탄한 것을 선택하면 되겠습니다.

사자마자 맛을 보았습니다. 확실히 단 맛은 월등합니다. 식감은 좀 많이 익었는지 부드럽기만 합니다. 100밧이지만 세 사람이 먹기에 충분했습니다. 두리안은 욕심을 부리면 안되는 과일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두세 개가 적당합니다. 너무 많이 먹으면 몸에서 열이 올라오거나 그로 인해서 잠이 안 올 수도 있습니다. 두리안은 피부 질환이나 건조한 피부에 좋습니다. 하루에 씨가 들어있는 단위로 한 개를 먹으면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답니다. 근데 먹을 줄 아는 사람이 한 개에 만족하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두리안에 들어있는 영양소는 100그램당 174칼로리, 탄수화물 27g, 섬유질 3.8, 지방 5g, 단백질 1.47, 비타민B 1,2,3,5,6,9, 비타민C 가 들어있습니다. 여러 영양소가 들어있지만 모두에게 허락되는 과일이 아닙니다. 처음 느끼는 향기나, 과일이지만 특이한 크림같은 식감은 상한 과일 같은 느낌을 처음에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음 먹을 때 적당히 익은 것을 선택하면 아이스크림 같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거의 모든 호텔에서 두리안 반입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호텔뿐 아니라 대중 교통을 이용할 때도 들고 타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하는 것은 아니고 일부 알르레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배려인거 같습니다. 그러니 구매하셨다면 시식하시고 숙소로 가셔야겠지요.

두리안은 태국 여행을 하신다면 꼭 해보셔야 하는 도전입니다. 처음엔 망고스틴처럼 '최고의 맛이다'는 느낌은 아니지만 두리안을 먹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두리안 매니아가 될 수 있다는 신호입니다.

2017/05/18 - [팡아/놀거리] - 팡아 까퐁온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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