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밀란섬과 마찬가지로 5월 중순부터 11월 중순까지는 투어 마련이 없다. 섬 보호 차원도 있지만 우기에 파도가 높아서 위험하기도 하다. 5월, 11월 여행 계획이라면 날을 정말 정말 잘 선택해야 좋은 추억이 될 수 있다. 아니면 그 반대일 수도 있다.
해변에 내리게 되면 짐을 실은 배를 기다린다. 과연 물건이 잘 도착했을까? 하나둘씩 챙기는데 중요한 오리발이 안보인다. 쌓인 짐들이 다 없어질 때까지 기다렸지만 끝내 없었다. 승무원에게 짐을 못 찾았다고 하자 스피드 보트에 가서 있으면 안내 센터에 맡겨 놓는단다. 앞이 캄캄했다. 부두에서 안 싣고 왔으면 찾을 길이 없다. 오리발 없이 스노클링을 어떻게 한다지? 손에 들고 탈걸 후회가 막심하다. 찝찝함 마음으로 야영장이 있는 반대쪽 해변으로 이동을 했다.
나무 숲으로 파란 무엇인가가 다가온다. 하늘인지 바단지 날 좋은 날은 경계가 불분명해질 것 같다. 마이응암 해변의 바다를 보는 순간 아무데도 가기가 싫다. 2박 하기로 정말 잘 했다고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다. 우선 안내소로 가서 국립 공원 입장료 500밧을 지불하고 어느 구역에 있을 수 있는지 안내를 받는다. 텐트를 직접 가져와서 캠핑을 한다면 자릿세로 150밧이다. 텐트를 한국에서 가져오는 경우는 드물겠지만 1인용 침낭을 나무에 묶어서 숙박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제 짐을 풀고 식사를 하러 식당으로 간다. 마침 승무원이 내 오리발을 안내 센터에 맡겨 놨다고 알려준다. 얼마나 기쁜지 누가 뭘 부탁해도 당장 ok 할 것 같다.
점심 식사는 미리 부두에서 뷔페로 신청을 해놨다. 뷔페라지만 두 접시 먹으니 배가 부르다. 250밧은 좀 아깝다는 느낌이다. 그냥 일반 음식 두 접시가 실속이 더 있을거 같다. 원래 계획은 첫날 오후에 긴 꼬리 보트를 타고 스노클링 하러 나갈 계획이었지만, 스피드 보트 한 시간 넘게 타고온다고 많이 지쳐서 체력을 아끼기 위해 쉬기로 했다. 해변에서 사진 찍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니 햇볕이 수그러들어서 이젠 바다에 들어갈 수 있겠다.
점심 이후로 만조였다가 점점 물이 빠진다. 물이 허리 쯤까지 내려가니 거대한 풀장이 되었다. 한 300여 미터가 일정한 수심이라 깊은 곳에 대한 염려를 할 필요가 없다. 이젠 니모를 찾아 나설 때이다.
한 10여분을 찾아 헤메니 첫 번째 니모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런 곳에 집을 마련하다니... 찾아오는 손님이 너무 많을거 같다. 물이 무릎 정도까지 밖에 오질 않아서 서서 구경할 수 있었다. 좀 더 깊은 곳으로 이동했다. 성인 키높이보다 조금 깊은 곳인데 물고기들이 꽤 많다. 그리고 한 10여년 전에 피피 섬에서 봤던 제대로 된 산호들을 여기서도 볼 수가 있다. 일행을 놔두고 혼자 이 곳까지 온게 아쉽다. 마이응암 해변을 탐색하고 왜 수린 섬이 태국에서 스노클링하기 제일 좋은 곳이란 타이틀을 얻게 됐는지 알 것 같다. 돌아오는 길은 험난했다.
물이 다 빠져서 맨발로 한 400 미터를 걸었으니 말이다. 아이고 발바닥이야!
저녁은 간단한 식사를 주문해서 먹었다. 맛도 있고 양도 충분하다.
저녁에는 해변에 돗자리를 깔고 맥주를 마시면서 밤 하늘을 구경했다. 이렇게 많은 별은 예전에 이산 지방에 있는 카오야이 국립 공원에 갔을 때 밖에 기억에 안난다. 심심치 않게 별똥별이 떨어진다. 지금까지 보아온 별똥별보다 더 많은 별똥별을 구경할 수 있었다. 너무도 완벽한 밤이다. 아무도,아무 것도 이 고요함을 깨뜨리지 않는다. 오직 우리들만의 해변이다.
팁: 1.중요하거나 작은 짐은 부치지 말고 직접 들고 타세요.
2. 아쿠아 신발을 신으면 물이 빠져서 걸어올 때 좋습니다.
3. 돗자리를 빌려서 밤에 별 구경을 할 수 있습니다.